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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봄날이였습니다. 일렁이는 봄바람을 따라서 한 소년이 마을에 도착하였습니다.
소년은 이곳이 앞으로 소년이 살아갈 곳이라는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햇빛이 내리쬐어 푸릇하게 빛나는 숲을 등진 마을이 소년에게는 동화 속의 마을과도 같았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소년은 이곳 저곳에 인사를 하였습니다. 안녕, 나는 히데야. 이제 여기에서 살거야. 잘 부탁해. 그렇게 소년은 말했습니다. 태양처럼 빛나는 미소를 지닌 소년을 모두가 반겼습니다.

"마을 사람들에게 인사했니, 히데?"
"네, 모두들 환영한다고 했어요. 좋은 곳 같아요."
"그래. 아, 히데. 옆 집에 이것 좀 전해주겠니? 이사왔다고 인사하면서 드리렴."
"네, 엄마."

소년은 엄마가 건네준 컵 케이크를 들고서 옆 집으로 향했습니다. 소년의 집과 비슷하게 생긴 문을 두드렸습니다. 아무도 안 계신가요? 옆 집으로 이사왔어요. 소년은 크게 소리쳤습니다. 하지만 집 안에서는 아무런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습니다.

"아무도 없나?"

소년이 문을 두드리던 손을 멈추며 중얼거렸습니다. 집으로 돌아가야겠다고 마음먹을 때 쯔음, 문이 덜컥,하고 열렸습니다. 안에서는 소년과 비슷한 나이로 보이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소년은 아이를 보며 활짝 웃었습니다.

"안녕? 옆 집으로 이사왔어. 난 나가치카 히데요시! 히데라고 불러. 니 이름은 뭐야?"
"..."
"쑥쓰러워서 그래? 낯 많이 가리나?"
"..."

소년이 아무리 물어도 아이는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당황한 얼굴로 입을 벙긋거리다 꾹 다물 뿐이였습니다. 머쓱해진 소년은 아이에게 멋쩍게 케이크를 내밀었습니다.

"말 하기 싫구나. 미안. 이거 우리 엄마가 만든건데 맛있어. 이웃된 기념으로 주는 거니까 맛있게 먹어."

소년이 내밀은 케이크를 받아든 아이는 고개를 떨구었습니다. 소년이 조금 상처받은 표정으로 돌아서자, 아이는 소년을 붙잡으며 웅얼거렸습니다. 소년이 아이를 쳐다보자, 아이는 어쩔줄 몰라하는 표정으로 입을 벙긋거리다 집 안으로 뛰어갔습니다. 소년은 이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아 멍하니 서있었습니다.
잠시 후, 아이는 작은 수첩을 들고 나왔습니다. 한 손에 든 연필로 수첩에 무언가를 쓰더니 소년에게 내밀었습니다.

'미안해요. 그럴려고 그런게 아닌데... 대답하지않으려고 한건 아니에요.'

소년은 수첩에 적힌 글을 보고서 아이를 쳐다보았습니다.

'전 말할 수가 없어요.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요. 미안해요.'

아이는 싱긋 웃었습니다.

'제 이름은 카네키 켄이에요. 이사온 걸 축하해요. 잘 지내봐요, 나가치카군^^'

소년은 그 모습이 조금 슬프다고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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