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





"어째서...다 알면서 왜...?"
"그게 그렇게 중요한가?"
"제가 아몬씨를 죽일텐데요?"
"난 늘 죽을 각오가 되어있다. 상관없어."
"그 얘기가 아니잖아요! 어째서, 어째서예요...난...당신을..."
"스즈야."
그는 단호하게 아이의 이름을 불렀다. 어쩔줄 몰라 흔들리던 아이의 눈동자가 그의 눈과 마주쳤다.
"아몬씨..."
"네 말대로 넌 날 죽이겠지. 그러려고 내게 왔을테니까."
"..."
"이런 일을 계속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사람을 보는 눈이 생기지. 누가 나를 해칠건지, 누가 나에게 가식적으로 대하는지 알 수 있다. 사람의 감이라는건 꽤나 정확하거든."
"그렇다면 알았을거 아녜요. 난...나는..."
"스즈야."
"...네."
"말했지만 사람의 감은 정확하다. 그러니 내 감도 맞겠지."
"...전 나쁜 아이인가요?"
아이는 고개를 숙인 채 물었다. 흘러나오는 목소리에 물기가 어려있었다.
그는 아이에게 다가서며 말했다.
"아니, 넌 착한 아이다."
"네?"
"여태껏 봐온 네 표정과 눈은 거짓이었던 적이 없었다. 넌 내게 거짓말 한 적 없지 않나? 지금도 이렇게 솔직하게 얘기해주었으니 말이다."
"아니에요, 전 나쁜 아이예요. 전, 저는-"
"쥬조."
순간, 아이의 숨이 멈췄다. 그의 입에서 흘러나온 그 울림에, 아이는 숨을 쉴 수가 없었다.
"괜찮다. 괜찮으니까 네 임무를 충실히 해라."
"네?! 그,그러면 아몬씨는요!!"
"나도 내 임무를 다할거다. 그러니 걱정마라."
멍청한 사람, 바보같은 사람. 아이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
그는 아이를 품에 안았다. 칭얼대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는 피식, 웃었다.
"네 손에 죽는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심장소리를 들으며, 그의 목소리를 들으며 아이는 소리죽여 울었다.
고통이라는 감정이 다시 살아난 것 같았다. 마음이라는게 너무 아려왔다.
그는 말없이 아이를 더 세게 안았다.


▲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