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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와 나의 관계는 '우정'이라는 단어에 함축되어 지금까지 이어져왔다. 우리는 '친구'의 사이에서 벗어나지 못 한다. 두 글자밖에 되지 않는 단어의 무게감은 나의 숨통을 조여오며 협박한다. 그 아이를 사랑해서는 안 돼. 고작 너따위가?

 그저 지극히 단순한 감정이 너를 속인거야. 네가 오해하는 거라고, 너의 착각일 뿐이라고, 그렇게 생각해야 한다고.

 감정을 비워내고 사랑을 게워내야 한다. 내 안에 살아 숨쉬는, 너를 사랑하는 나를 죽여야한다. 이 사랑은 절대로 인정 받을 수도, 이해되어서도 안된다. 시작할 수도, 시작하려는 용기조차 내지 못 한 채 나의 사랑은 목말라 죽어 갈 것이다. 그래야만 할 것이다.  

 그저, 너를 사랑하는 것이 나이기 때문에, 이 사랑은 성립되어서는 안된다. 라고 정의된다. 나의 사랑은.

 금기로 가득 찬 나의 첫사랑은 그렇게 조금씩 녹슬어 간다. 혈액을 닮은 비릿한 향을 풍기며, 너를 닮은 주홍빛으로. 차갑고 외롭게 녹슬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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