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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인 걸 알려주려는 듯, 휘몰아치는 차디 찬 바람이 얼굴을 휘익 감싸 얼려버린다. 아, 춥다. 그렇게 목도리 안으로 고개를 파묻었다.

"어우, 바람 장난 아니다."
"그러게. 으으, 춥다."

그렇게 이야기하며 발갛게 얼어붙은 손을 비볐다. 손을 바라보던 히데는 자신의 벙어리 장갑을 까닥까닥이며 움직였다.

"카네키, 장갑 없어?"
"응. 잃어 버린 것 같아. 아무리 찾아도 안 보이더라고."

주머니에 손을 집어 넣고서 카네키는 싱긋, 웃어보였다. 바람이 살짝 불어와 목도리가 팔랑거렸다. 목도리를 제대로 여미며 카네키는 긴 숨을 내쉬었다. 그러자 흰 입김이 뭉게뭉게 하늘로 날아올랐다.

"아, 춥다. 어서 가자, 히데."

유독 추위를 잘 타던 카네키는 조금 먼저 앞서서 걸었다. 그의 뒤를 따라 걷던 히데는 눈썹을 한 번 찡긋거리다가 그에게로 뛰어갔다.

"카-네-키!!"
"우왓! 뭐야, 갑자기."

팔을 휙 낚아채 주머니에서 손을 꺼내었다. 그리고는 손에 무엇인가를 얹어주었다. 온기가 남아있는 장갑이였다.

"한 쪽, 빌려줄게. 그거 써."
"난 괜찮아. 별로 춥지도 않-"
"거짓말, 손 이렇게 빨간데?"

히데는 손사래를 치던 손을 붙잡았다. 그에게 잡힌 손으로 그의 따뜻함이 느껴졌다. 정말 막무가내라니깐.

"알았어. 끼면 되잖아."
"그래그래. 빌려줄 때 쓰라고."
"근데 그럼 너랑 나랑 남은 한 손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손을 들어 올려 손가락을 까딱였다. 그런 카네키를 보고 씨익 웃으며 히데는 들어 올린 손에 자신의 손을 겹쳐 깍지를 끼었다. 그 행동에 당황한 카네키의 두 눈이 커지든지, 말든지 태연하게 자신의 패딩점퍼 안에 마주 잡은 두 손을 넣었다. 카네키의 얼굴이 붉어졌다.

"ㅎ,히데!!"
"이렇게 하면 따뜻하잖아?"
"그,그렇지만! 이건 좀..."
"아아, 춥다. 얼른 가자, 카네키이."

천연덕스럽게 웃으며 맞잡은 손을 끌며 걸어갔다. 그에 이끌리듯, 따라가던 카네키는 목도리에 자신의 뻘겋게 달아오른 얼굴을 묻었다. 불어오는 바람때문이 아니다. 너 때문이다. 그렇게 말하듯, 심장이 쿵쿵 뛰고 있었다. 아주 빠르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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