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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사사] Dreaming

[ TKG ] 2015. 2. 25. 23:59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에 커튼이 흔들거린다. 살며시 들어와 방 안을 맴도는 바람이 희고 검은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헝크러진 머리를 살짝 매만져주던 손길에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며 움직였다. 아직은 몽롱한 눈빛이 안녕너머의 눈을 바라보았다.


"이런, 깼니?"

"네."

"좀 더 자도 괜찮아. 아직 시간 많이 남았어."


그렇게 말하며 쓰다듬는 손길을 느끼며 그의 목에 손을 둘렀다. 그럼 더 자도 되나요? 물론, 늦잠만 아니라면 괜찮아. 느릿하게 눈을 깜박이며 말하는 하이세의 이마에 살며시 입술이 맞닿았다. 잠깐사이에 느껴지는 온기. 조금 얼굴을 붉히며 웃어보이자, 그는 손가락으로 뺨을 어루어 만지다 입을 맞추었다.
애태우듯이 간질간질하게 느껴지는 입술이 떨어지자 하이세는 발갛게 달아오른 뺨을 손으로 감쌌다.


"더 자라고 하더니, 잠을 깨우면 어떡해요."

"푸흐흐, 미안해."


너무 예뻐서. 그렇게 말하면 할 말이 없어지잖아요. 서로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하고있었을 때, 옆에서 진동이 울렸다. 지잉지잉, 아리마는 소리가 나는 곳으로 손을 뻗어 핸드폰을 집었다. 진동이 금방 멎은 걸 보니, 아무래도 문자인 듯 싶었다. 문자의 내용을 확인하던 그는 이불을 살짝 걷으며 침대에서 일어섰다.


"무슨 일이에요?"

"국장님 호출이야. 먼저 가봐야 할 것 같아."

"역시 바쁘시네요."

"간만에 같이 있는건데 미안, 하이세."

"괜찮아요. 아, 저는 좀 더 자다가 준비하고 갈게요. 걱정하지마세요."

"그래? 그럼, 늦지않게 와."


그렇게 턱을 매만지며 말하는 하이세를 보던 그는 넥타이를 바로 매며 옷을 바로 입었다.
사랑해, 하이세. 고개를 숙이며 귓가에 속삭였다. 그 말을 들으며 그를 꼭 껴안았다. 한번만, 더 해주세요. 그 말 더 듣고싶어요. 그렇게 어리광을 피웠다. 그런 나를 보며 그는 다시금 말했다. 사랑해, 사랑해.
그거면 됐어요. 그의 등을 둘러쌌던 팔을 풀으며 웃었다. 그런 하이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의자에 두었던 자켓을 입었다. 다녀올게. 다녀오세요. 문 닫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하이세는 다시 침대에 누워 이불을 감싸안았다. 그리고 살랑거리는 바람을 느끼며 눈을 감고 잠에 빠져들었다.







* * *







꿈을 꾸었어요. 당신이 더이상 따스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봐 주지않는, 그런 꿈을 꾸었어요.
조금은 슬프다고 생각했어요. 꿈 속에서의 저는 울고 있었거든요. 저를 보지않고 걸어가던 당신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어요.
하지만 지금와서 생각 해 보니, 어쩌면 꿈이 아닐지도 모르겠네요.

알고있거든요.
당신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걸, 머지않아 나를 떠날 것 이라는 걸 말이에요.
그게 현실이고 이게 꿈이라는 거, 알고있어요. 너무나도 잘 알고있어요.



그래도 그런 당신이 나를 안아주었으면 해요. 사랑해 주었으면 해요.

그러니 제게 거짓말을 해주세요. 사랑한다고. 사랑한다는 달콤한 거짓말을, 제게 해주세요. 그거면 충분하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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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키카네] 조각글2

[ TKG ] 2015. 2. 21. 23:07




"오빠, 또 제대로 못잤어?"

"아, 응. 요즘 잠이 잘 안와서."


눈을 비비며 말을 하는 카네키의 눈은 발갛게 충혈되있었다. 그 밑에는 짙게 물든 다크서클이 보였다.


"잠은 제대로 자야지. 피곤해서 어떻게 하려고."

"괜찮아, 히나미. 오빠 멀쩡해."


그래도...입을 내밀며 잔소리하는 히나미가 귀여운지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알았어. 오빠 지금 자러갈테니깐 기분 푸세요, 아가씨?"

"앗, 정말? 그럼 히나미 나갈게. 오빠 푹 자고 일어나야 돼?"


알겠어. 웃는 카네키에게 잘 자라며 인사해주던 히나미가 나가자 방 안은 고요해졌다. 눈을 감고 이불을 덮으며 뒤척였지만 밤에도 오지 않던 잠이 그리 쉽게 오지는 않았다. 피곤함에 무거운 눈만 끔뻑였다. 똑딱똑딱, 시계가 소리를 내며 계속 움직였다. 그 소리에 집중하고 있을 때 즈음, 방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카네키군?"

"..츠키야마씨?"


문을 열고 침대로 걸어와 걸터앉는 그를 보며 몸을 일으키려 했다. 하지만 그는 이마를 누르며 다시 눕혔다. 그런 츠키야마를 보며 입을 열었으나 그의 입이 먼저 움직였다.


"주무셔야죠, 카네키군. 누워계세요."

"무슨 말씀하시려고 들어오신거 아니신가요?"

"카네키군이 자는지 보러온 것 뿐입니다. 요근래 제대로 자는걸 못봐서 말이죠."


그런겁니까? 천장을 바라보며 손바닥으로 눈을 감쌌다. 그러자 보이는 것은 어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 눈을 감으면 보이는 어둠때문에 잠을 자지못했다. 어렵사리 눈을 붙이더라도 늘 악몽을 꾸는 바람에 잠을 자기 두렵다. 그런 생각을 하며 입술을 잘근 물자,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더니 침대가 기울었고 누군가가 자신을 껴안는것을 느꼈다. 안긴 품에서 나는 은은한 장미꽃 향기, 이건 보나마나 츠키야마씨이다.


"ㅁ,뭐하시는 겁니까?"

"이렇게 껴안고 있으면 잠이 올지도 모르잖아요."

"그렇지만-"

"눈, 감고 주무세요. 카네키군."


고개를 들어 그의 눈과 마주했다. 그의 눈동자에 비치는 자신을 보며 한숨을 쉬며 눈을 감았다. 눈을 감은 카네키를 팔로 꼭 안아서 제 품에 가두었다. 카네키의 얼굴이 츠키야마의 가슴에 닿았다. 맞닿은 부분을 통해 심장소리가 울려퍼진다. 쿵쿵, 조금은 빠른 것 같은 울림을 들으며 눈을 깜빡였다.

속눈썹이 옷자락과 부딪혀 작게 사락사락-소리가 나자 그의 손이 흰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그 손짓에 살짝 놀라 움찔거리자, 그가 픽-하고 웃었다. 그 웃음 소리를 들으며 눈을 감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그 어둠에서 들려오는 심장소리, 제 머리카락을 쓰다듬는 소리, 어디선가 나는 장미향기.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그러한 것들을 느끼며 조금씩, 나른해져갔다. 손과 발에 힘이 빠지며 이윽고 정신이 아득해져갔다.

색색-거리는 숨 소리를 들으며 말 없이 머리카락에 입을 맞추었다. 그리고 싱긋 웃으며 속삭였다. 좋은 꿈을 꾸시길, 나의 카네키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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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키카네] 조각글1

[ TKG ] 2015. 2. 16. 15:52


언제쯤 나를 놓아줄 건가요?

흰 침대에 누워 나즈막히 속삭였다. 그만 놓아주세요. 초점없는 눈에 맺힌 눈물은 뺨을 타고 흘러 이불에 스며들었다. 카네키 옆에 누워있던 그는 말없이 손을 뻗어 뺨에 선명하게 나있는 눈물자욱을 어루만졌다.


"카네키군, 울지 말아요."

"놓아주세요. 츠키야마씨, 장난은 이만하면 됐잖아요."


장난이라...어루만지던 손길이 멈추고 그의 눈매가 날카롭게 일그러졌다. 제 진심이 장난으로 보이십니까? 손을 아래로 내려 카네키의 목을 쥐어잡았다. 서서히 조이기 시작하는 강한 힘에 숨을 쉬지 못하며 컥컥, 대고있자 그는 귓가에 속삭였다.

내가 어떻게 당신을 놓을 수 있을까요? 네? 카네키군, 당신은 단지 저에게 당신의 모든 것을 주면 되는 겁니다. 나의 피앙세, 사랑해요. 사랑합니다.

숨쉬기가 점점 더 힘들어져 눈 앞이 희미해져갔다. 기분 좋다는 듯 웃는 그가 보였다. 그런 그를 보며 카네키도 입꼬리를 말아올려 웃었다.

차라리 죽여주세요.

그렇게 벙긋거리며 말했다. 허나 제 말을 못 들은건지, 무시하는 건지 목을 조이던 손에 힘을 풀었다. 몸을 웅크려 말며 쿨럭이며 가쁜 숨을 몰아쉬는 제 몸을 끌어안아 가볍게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예쁜 입으로는 예쁜 말만 해야죠. 카네키군?"


아무래도 후자인듯 했다. 덜덜 떠는 몸을 토닥이며 츠키야마는 계속해서 읊조렸다. 사랑합니다. 사랑해요, 카네키군. 절대 놓지않을 거예요. 사랑합니다.
그런 중얼거림을 들으며 카네키는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고 마음 속으로 빌고 빌고 또 빌었다.

모든게 꿈이길, 눈을 뜨면 그가 사라져있기를. 바라고 바랄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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